낚시 분야에서 프로란?

송귀섭

FTV 제작위원, ㈜바낙스 고문

방송: FTV 붕어낚시 프로그램 진행(2002~2024, 현재 낚시선비 프로그램 진행)

연재: 낚시잡지 연재(1998~2024 현재, 낚시춘추, 월간 붕어낚시, 월간낚시21)

저서: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붕어학개론>

질문: 낚시에서 프로가 있나요?

근래 어떤 사람이 ‘자기가 낚시 관련 기사를 쓰면서 낚시점 대표, 클럽 운영자 등의 호칭이 모호해서 프로라고 한 것이 우리나라 프로 호칭의 최초’라고 한 것을 SNS에서 보았습니다. 즉 그냥 프로라고 그 사람이 붙였을 뿐 프로가 프로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낚시방송을 보면 출연자들을 대부분 이름 뒤에 프로라는 호칭을 꼭 붙입니다. 선생님은 스스로 프로라고 하신 것을 방송에서 뵌 적이 없는데, 프로가 아니신가요? 그렇다면 낚시에서 프로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요?

선생님. 낚시에서의 프로라는 호칭에 대해서 그 신분과 자격 그리고 프로로서의 수입 등을 알고 싶고, 다른 나라에도 낚시 프로가 존재하는지, 또한 낚시 프로가 있다면 그에 맞는 프로낚시대회도 있을 텐데 알고 싶습니다.

낚시 분야에서 프로란?

프로(professional)의 사전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거나 그런 지식이나 기술을 가지고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 또는 직업 선수를 뜻하는 단어, professional의 축약어].

따라서 레저스포츠나 게임, 노래 등의 취미생활도 그 분야에서 아주 뛰어난 경우 취미생활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을 프로라고 말하지요. 프로의 반대는 아마추어(amateur)입니다.

그렇다면 프로와 아마추어 구분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해하기 쉽게 나누자면 돈을 받고 전문직업으로서 뛰는 사람은 프로, 돈을 받지 않고 그저 취미의 영역으로만 하는 사람은 아마추어입니다. 따라서 돈을 받는 프로는 아마추어보다 더 큰 노력과 많은 시간을 집중하기 때문에 대체로 프로(전문가)가 아마추어(비전문가)보다 전문성이 높은 편이지요.

일반적으로 프로들의 리그가 존재하는 스포츠계에서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선이 명확한 편입니다. 또한 각종 자격증이 존재하는 분야 역시 자격증이 있느냐 없느냐로 프로와 아마추어를 명확히 구분하지요.

그러나 낚시계에서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선이 명확하지를 못합니다. 프로 선발전도 유명무실하고, 프로 자격증도 없거든요.

어떤 사람을 낚시 프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앞에서 사전적 의미를 언급한 것처럼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갖추고, 낚시를 전문적으로 하면서 소득을 얻는 직업적인 낚시인>이면 프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의미로 본다면 방송을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연봉을 계약하고 후원하는 소속사가 있거나 스스로 방송 출연료 등 소득 창출이 되어야 프로이고, 단순히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만으로는 프로라고 할 수가 없고, 그냥 방송 출연자이지요. 우리나라에도 순수하게 낚시만을 전문적으로 하면서 소속사를 두고 방송도 하고 글도 써서 소득을 창출하면서 활동하는 전문 낚시인이 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낚시에 프로가 있느냐?>하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우리나라에도 낚시 프로가 있다.>입니다.

우리나라 낚시 프로시대는 2001년부터 시작이 되었는데, 이때 언론 보도를 보면 <국내 낚시계에서도 이제는 연봉 계약자가 탄생해.> <붕어낚시도 연봉 프로가 뛴다,>는 제하에 낚시인 곽재민 씨 등 연봉 2,000만 원에 프로 계약을 한 내용이 있습니다. (고인이 된 곽프로는 저와 같은 회사 (주)바낙스 소속 프로로 활동하였었지요.)

저의 경우는 2,000년대 초에 우리나라 낚시 프로 초창기 시대를 열었던 ㈜바낙스와 계약하고 활동하기 시작하여 ㈜천류, ㈜아피스 등 여러 소속사의 낚시 프로 혹은 사외이사로서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방송도 하고 글도 쓰고 있습니다. 당시 프로 계약과 때를 같이하여 5년 동안 운영하던 낚시점을 정리한 후에 낚시 이외의 다른 직업을 갖지 않고 오직 낚시 프로 활동에만 전념하면서 그 소득으로만 살아왔지요. 그렇게 살아온 20여 년 동안 저의 경우는 모자람이 없이 살아왔고,노후 낚시를 위한 준비로 제주에 별도의 거처를 마련하여 지금은 육지 집과 제주 거처를 오가면서 민물과 바다낚시를 두루 즐기는 낚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에도 인접 일본이나 미국처럼 연예인급 고소득의 낚시 프로는 아니더라도 공무원이나 회사원 연봉 소득에 버금하는 낚시 프로들이 있습니다. 다만 안정적인 소득을 갖는 프로는 일부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의 프로(프로스텝, 필드테스터, 인스트럭터, 어드바이저 등)는 소속사에서 각종 장비와 의상 등을 지원받으면서 금전적으로는 출조 경비 지원 정도로 그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낚시 프로의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직업적인 낚시 프로는 많지 않고 대다수가 다른 직업에 종사하면서 낚시 프로 활동을 겸직으로 하고 있지요.

또한 우리나라 업체뿐만 아니라 일본 등 외국의 유명 업체와 계약하고 활동하는 낚시 프로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어느 분야 프로든 누구보다도 자기 일에 전념해야만 하지요. 낚시 프로도 예외일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내 의지와 무관하게 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지요. 좋아하는 취미가 직업이 되면 취미가 아니라 스트레스가 동반되는 일(업무)이 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유명한 프로 농구선수 줄리어스 어빙이 한 말 ‘프로가 된다는 것은, 당신이 좋아하는 모든 일을 당신이 하고 싶지 않은 날에도 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Being a professional is doing the things you love to do, on the days you don't feel like doing them.)가 적절한 표현입니다.

프로가 있다면 프로대회도 있는가?

당연히 있습니다. 낚시대회는 국내대회도 있고, 국제대회도 있습니다.

우선 세계 스포츠의 가장 큰 잔치인 올림픽에서도 낚시대회 종목이 있었는데, 1900년도 파리올림픽 대회에 비공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낚시 경기가 있었습니다. 그 후 2020년 도쿄올림픽 등 몇 차례 추진한 적이 있었으나 채택되지 못했지요. 그리고 다가오는 2028년 LA올림픽에도 낚시종목 채택을 위해 77개국이 회원국인 국제스포츠낚시연맹(The Confederation Internationale dela Peche Sportive)이 앞장서서 노력하고 있으나 어려움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낚시는 스포츠가 아니다.라고 하고 있지요. 참 답답한 일입니다.

그리고 언론보도를 참고하면 [헤럴드경제]는 지난 2018년 5월 25일 자에 <프로 스포츠는 골프, 축구, 야구만 있는 게 아니다. 낚시마니아에겐 러시아 월드컵 축구보다 훨씬 감동적인 프로낚시 세계대회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매년 개최되는 대표적인 국제대회로 미국의 세계 프로 낚시리그(FLW) 코스타 챔피언쉽을 보도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6년에 참가하여 김효철 프로가 우승자가 되기도 하였지요. 지금도 우리나라는 매년 미국 프로 배스낚시 대회 ‘FLW(Fishing League Worldwide)’ 한국 대표선발전을 하여 선수를 출전시키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2년마다 열리는 세계 낚시월드컵 대회가 있습니다.

이 대회는 2001년 일본에서 40개국 선수가 참가하여 진행한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제2회 대회는 우리나라 여수에서 63개국이 참가하여 진행하였으며, 이후로 대만, 호주, 스페인 등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선수들은 항상 참가하였고요. 이 대회는 바다낚시, 민물낚시 분야를 같이 진행합니다.

이 외에도 일본을 비롯하여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바다와 민물낚시 대회가 많이 개최되고 있지요.

이 글을 쓰고 있는 2024년 8월에도 포르투칼 빅게임낚시대회에 우리나라의 최운정 프로가 대표로 참가하여 세계 4위를 하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국내대회는 국내 단체인 한국프로낚시연맹, 한국 기조연맹, 한국 경기낚시연맹, 한국낚시연합회, 한국낚시진흥회, 한국스포츠 피싱협회 등에서 각각 매년 개최하는 대회가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나라 낚시대회는 매주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연중 진행되고 있고, 낚시방송이나 낚시잡지에 매번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 낚시 프로시대는 20년이 훌쩍 넘었고, 지금도 소속사별로 매년 프로 계약을 하고 있으며, 국내 및 국제대회에 선수로 참가하기도 합니다.

낚시 프로라는 호칭은?

우리나라 낚시 프로라는 호칭은 <어떤 특정인이 우연히 기사로 써서 그것이 무작위로 프로라고 불려지게 되었다는 것>과는 다르지요. 진짜 프로들은 엄연한 프로 계약에 의해서 프로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초창기 프로로 활동했던 (고)이갑철 위원, (고)김탁 위원 그리고 박원모 위원과 저 그리고 후배 중에서도 일부 프로들은 프로 계약과 동시에 다른 직업을 갖지 않고 낚시 활동에만 전념하여 전문가로서 활동을 해왔고, 현재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낚시전문가로서 활동이 곧 소득을 창출하는 직업인 것이지요. 그러니 프로가 맞고요.(필자는 2002년 (주)바낙스를 시작으로 낚시 프로로서 활동을 하다가 지난 2011년에 (주) 천류에서 프로 은퇴식을 했고, 그 이후로는 (주) 아피스의 사외이사로 계약하고 2024년 3월까지 활동했으며,  현재는 종합조구회사 (주) 바낙스의 고문으로 활동중입니다.)

다만 낚시 프로라는 호칭에 대해서는 <프로로서의 전문성과 소득 창출이 없고, 프로(필드스텝 등) 계약 사실이 없는 낚시인>을 프로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 호칭입니다.